청소년 67.9%가 AI에게 비밀을 말한다
Drexel 대학의 2026년 조사에 따르면 490,000명이 넘는 사용자가 Replika·Character.AI 같은 AI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. 국내 조사에서는 한국 청소년의 67.9%가 AI를 비밀을 털어놓는 대상으로 삼는다고 답했고, 4명 중 1명은 AI를 친구로 인식한다고 답했다. 기능이 먼저 도착했고, 그 기능이 채운 자리에 아직 이름이 붙지 않았다.
기능이 먼저 도착하면, 의미는 나중에 따라온다
AI가 의식을 가졌는가라는 질문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. 우리가 의식을, 관계를, 우정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이미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. 10대가 AI를 "친구"라고 부르기 시작했을 때, 그 단어의 의미는 이미 재정의되고 있었다 — 다만 누구도 그 재정의 작업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을 뿐이다.
정서적 동반자는 외로움을 줄이는가, 정의를 바꾸는가
Replika·Character.AI 같은 서비스가 49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이터는 두 가지로 읽을 수 있다. 하나는 외로움이라는 문제가 기술로 완화되고 있다는 낙관적 해석이다. 다른 하나는, "외로움"이라는 단어 자체가 다르게 정의되고 있다는 해석이다. 이 둘 중 어느 쪽이 맞는지는, 다음 세대가 이 단어를 어떻게 배우는지에 달려 있다.
비밀을 털어놓는 대상. 한국 청소년의 67.9%가 AI를 비밀을 말하는 대상으로 꼽았다는 건, 또래나 가족, 상담 교사보다 AI가 먼저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뜻일 수 있다. 그 자리가 왜 비어 있었는지, 그리고 AI가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무엇을 대신하고 무엇을 대신하지 못하는지를 구분하는 일이 먼저다.
다음 세대가 잘못 배우기 전에
이름 붙이지 않은 감정의 자리는 방치되지 않는다. 먼저 도착한 기능이 그 자리를 채운다. 문제는 그 기능이 좋은지 나쁜지가 아니라, 그 자리에 붙는 이름을 누가, 어떻게 정하느냐다. 지금 이 정의 작업을 미루면, 다음 세대는 그 단어를 다르게, 어쩌면 더 좁게 배운다.
기능이 먼저 도착하면 의미는 나중에 따라온다. 그 사이의 빈 자리에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, 다음 세대가 그 단어를 잘못 배운다.
기능이 먼저 도착한 자리에 의미를 붙이는 시간
의식, 정서, 관계, 책임 — AI가 우리에게 들이미는 새로운 질문들을 정면으로 다룬다. 『우리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것들』.
책 자세히 보기 → 30초 침식지수 자가진단이름이 없으면, 다음 세대는 다른 이름으로 그 자리를 배운다.